2008. 10. 13. 08:46

[도서] 경제 저격수의 고백

책소개
'경제 저격수'란 전 세계의 수많은 나라들을 속여서 수조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돈을 털어 내고, 그 대가로 고액 연봉을 받는 전문가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들은 미국의 이권이 걸린 국가에 민간인 신분으로 들어가서 그 나라의 경제 성장률을 터무니없이 부풀려 예측하고 기간산업 개발 계획을 수립한다. 이때 개발 사업의 계약을 따 내는 것은 물론 벡텔, 할리버튼, 스톤앤드웹스터, 제너럴일렉트릭 같은 미국의 거대 기업들이다. 이로써 표적 국가의 부는 자연스레 미국의 거대 기업의 수중에 떨어지고, 기업은 미국 정부의 고위 관료들과 그 부를 나누어 가진다. 만약 경제 저격수들이 실패하면 '자칼'이라고 불리는 미 중앙 정보국의 암살자들이 개입한다. 만약 자칼마저 실패하면 이라크 처럼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

이 책의 저자 존 퍼킨스 역시 미 국가안보국(NSA)에서 훈련을 받은 한 명의 '경제 저격수'였다. 인도네시아 전력 개발 사업, 석유 파동, 사우디아라비아 돈세탁 프로젝트, 파나마 운하 소유권 재협상 등, 20세기 경제사의 굵직한 사건들 이면에는 하나같이 그의 흔적이 남아 있다. '경제 저격수로' 활동하면서 이혼과 친구였던 파나마 대통령의 죽음 등을 경험하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껴 회사를 그만 두었다. 9·11 테러를 지켜 보면서 미국의 실체를 세상에 공개하는 일을 미룰 수 없다고 생각해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저자는 미국이 세계 제국이 되어 가는 것을 막고 경제 저격수들로부터 세계 경제를 지키려면 거대 기업들이 소유하고 있는 대중 매체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서 시민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텔레비전과 신문에서 전하는 뉴스 이면의 진실을 찾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독자들에게 촉구한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저자 : 존 퍼킨스(John Perkins)
1945년 미국 뉴햄프셔 주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퍼킨스는 보스턴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1971년부터 ‘경제 저격수(Economic Hit Man)’로서 활동해 왔다. 미 국가 안전 보장국에서 훈련받은 그는 겉으로는 민간 컨설팅 회사인 메인(MAIN)의 경제 분석관으로 세계를 누비며 개발도상국의 대규모 경제 개발 계획을 세우는 데 필요한 각종 경제 지표를 산출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해당 국가의 잠재 성장률을 부풀려서 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도록 하고, 미국 기업들이 개발 사업에 참여하여 모든 이익이 미국으로 돌아오도록 조종했다.
그는 경제 저격수로 활동했던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자 '꿈을 바꾸는 모임(Dream Change)'이라는 단체를 설립하여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꿈을 바꾸는 모임에서는 거대 다국적 기업들이 지배하는 미디어에서 다루지 않는 뉴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기업 정치의 사슬을 끊기 위해 광범위한 시민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역자 : 김현정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성경제연구소(SERI) 국제협력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동 연구소에서 발간하는 최고 경영자 및 오피니언 리더들을 위한 영문 경제 분석지 『Korea Economic Trends』의 편집자이기도 하다.